2031년 매출 3조원 목표…AI 반도체 성장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두산이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을 인수하며 반도체 소재 사업 확대에 나선다. 기존 반도체 테스트 사업에 이어 전공정 핵심 소재인 웨이퍼 사업까지 확보하면서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분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금액은 2조3000억원 규모이며, 최종 금액은 향후 매매대금 조정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1983년 설립된 SK실트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용 실리콘(Si)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약 2조원의 매출과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이 제작되는 기판으로, 모든 반도체 전공정이 웨이퍼 위에서 진행되는 핵심 소재다. 웨이퍼의 품질이 반도체 수율과 성능을 좌우하는 만큼 높은 기술력과 품질 관리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은 SK실트론을 비롯해 일본 신에츠화학과 섬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등 5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SK실트론은 300mm(12인치)와 200mm(8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으며, 12인치 웨이퍼 분야에서는 글로벌 톱3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은 AI 투자 확대와 함께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면서 웨이퍼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연평균 7% 수준의 시장 성장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31년 SK실트론 매출을 약 3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인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두산 자체사업은 전자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전자BG 비중이 크며, 최근 AI 가속기용 CCL(동박적층판) 공급 확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장기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웨이퍼 사업을 추가해 수익 구조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룹 차원의 반도체 사업 경쟁력도 한층 확대된다. 두산은 지난 2022년 반도체 테스트 전문기업 두산테스나를 인수하며 후공정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 SK실트론 인수를 통해 전공정 핵심 소재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됐다.
두산은 앞으로 메모리용 웨이퍼 분야에서는 기존 주요 고객과의 거래를 확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해 글로벌 톱2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비메모리용 웨이퍼 시장에서도 기술 개발과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SK실트론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을 담당하는 미국 법인은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SK실트론은 상장하지 않을 계획이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