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의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를 활용한 기업 간 국제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며 국내 기업금융 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다.
특히 국내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블록체인 결제 네트워크를 수출입 기업의 실무 결제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 외환·무역금융 서비스의 경쟁 구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JP모간의 블록체인 사업 부문인 '키넥시스(Kinexys by J.P. Morgan)'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수출입 기업결제 서비스를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 이번 서비스는 양사가 체결한 '국경 간 결제 혁신을 위한 블록체인 송금서비스 업무협약'의 후속 사업으로 추진된다.
키넥시스는 글로벌 금융기관과 대형 기업들이 사용하는 기관 전용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으로, 현재까지 누적 거래 규모는 4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하루 평균 약 7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 국제결제망인 SWIFT와 연계해 송금과 외환결제를 처리하면서도 24시간 연중무휴 실시간에 가까운 자금이체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프로그래머블 페이먼트 기능도 제공해 기업들의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서비스가 도입되면 KB국민은행의 수출입 기업 고객은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신속한 해외 송금과 대금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미국과 중동 등 시차가 큰 국가와의 거래에서는 기존 영업일 중심의 결제 방식보다 처리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비스는 KB국민은행 국내 영업점과 싱가포르 지점을 통해 제공되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태국,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10개 국가 간 송금을 지원한다. 초기에는 미국 달러(USD) 거래를 우선 대상으로 운영한 뒤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서비스를 단순한 신규 송금상품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일부 운영한 사례는 있었지만, 글로벌 기관 전용 블록체인 결제 네트워크를 기업 간 무역결제에 직접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국내 기업들의 해외 대금 결제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외환 유동성 관리와 운전자금 회전율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국제 거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국제결제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참여 금융기관 확대와 국가별 규제 정비, 다양한 통화 지원 등이 추가 과제로 남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현재 서비스가 미국 달러 중심으로 제공되는 만큼 향후 유로(EUR), 엔화(JPY) 등 주요 통화까지 지원 범위가 확대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