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풍력발전 성능 개선 기술로 미국 전력산업 연구기관의 기술이전상을 받았다. 원자력 중심의 사업 영역에서 확보한 기술 역량을 신재생에너지 발전 운영 분야로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미국 전력연구소(EPRI)와 함께 진행한 풍력발전 성능 개선 프로젝트가 EPRI가 수여하는 ‘기술이전상’을 받았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풍력터빈의 상태를 데이터로 분석해 발전 성능이 떨어지는 원인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한수원은 AI 기반 머신러닝을 활용해 터빈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식별하고, 성능 저하의 원인을 분석한 뒤 필요한 개선 조치까지 도출하는 엔지니어링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 기술은 연구 단계에 머물지 않았다. 한수원은 미국에서 실제 가동 중인 풍력단지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성능이 저하된 터빈을 찾아냈고, 개별 설비의 문제 원인을 분석해 개선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기술의 ‘내재화’다. 한수원은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소프트웨어를 자사 풍력발전 운영 환경에 맞게 적용해 자체 기술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같은 기술 확보는 풍력발전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기존에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야 했던 설비 성능 분석과 진단 업무의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정비 관련 비용을 줄이고 해외 풍력자산의 발전 효율을 높이는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풍력발전 사업의 경쟁력이 단순히 발전설비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발전량을 유지할 수 있는 운영 역량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풍력터빈은 운전 환경과 설비 상태에 따라 발전 효율이 달라질 수 있어 데이터를 활용한 사전 진단과 성능 개선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분야다.
이런 측면에서 한수원이 AI 기반 진단 기술을 실제 해외 풍력단지에 적용하고 이를 자체 운영기술로 전환하는 과정은 해외 신재생에너지 자산의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한수원이 수상한 기술이전상은 전력산업의 기술 발전과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기여한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EPRI가 선정하는 상이다.
1913년 설립된 EPRI는 전 세계 약 1000개의 에너지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비영리 전력 연구 컨소시엄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함께 전력산업의 기술 개발과 실증을 수행하고 있어 이번 수상은 한수원의 풍력발전 기술이 국제적인 연구·산업 현장에서 활용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수원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원전뿐 아니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확보한 AI 분석 기술과 풍력발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개발과 운영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공영곤 한수원 수소융복합처장은 “자체 성능평가 기술과 머신러닝 기반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글로벌 풍력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개발·운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