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12개 헬스테크 기업을 묶는 이유…병원 안팎 잇는 ‘디지털 의료 플랫폼’ 승부
대웅제약이 12개 헬스테크 기업을 묶는 이유…병원 안팎 잇는 ‘디지털 의료 플랫폼’ 승부
  • 정준호
  • 승인 2026.08.28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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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F 2026서 ‘대웅 얼라이언스’ 전면 공개…예방·진단·치료·사후관리 하나의 생태계로
AI 심전도·골다공증 분석부터 웨어러블·환자 모니터링까지 연결…제약사 역할 확장 주목
제품 개발 넘어 병원 도입·사업화 연결하는 플랫폼 전략…디지털 헬스케어 새 성장축으로
KHF 2026 대웅 얼라이언스 전시관을 찾은 참관객이 에버엑스의 AI 기반 자세 분석 검사 솔루션 ‘플렉섬(Flexum)’을 체험하고 있다. / 대웅제약 제공

국내 제약사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경쟁이 개별 의료기기와 솔루션 확보를 넘어 ‘생태계 구축’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서로 다른 기술을 가진 헬스테크 기업들을 하나의 플랫폼 아래 연결하면서 전통적인 의약품 기업의 사업 영역을 의료 데이터와 진단·모니터링까지 넓히고 있다.

그 전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무대가 지난 19~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HF(K-Hospital Health Tech Fair) 2026’다.

대웅제약은 이번 행사에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12개사와 ‘대웅 얼라이언스(DAEWOONG Alliance)’ 전시관을 구성했다. 단순히 여러 기업의 제품을 한곳에 전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환자가 질병을 예방하고 진단받은 뒤 치료와 사후관리를 받는 전체 의료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KHF 2026에는 약 400개 기업과 2만3000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대웅 얼라이언스는 20개 부스 규모로 운영됐으며 34차례의 전문가 세션에는 약 700명이 참석했다.

숫자보다 주목할 부분은 대웅제약이 이 전시회를 통해 보여준 사업 구조다.

 

12개 기업을 하나로 묶었다…‘제품’보다 중요한 연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는 이미 심전도 분석, 의료영상 AI, 연속혈압 측정, 재활로봇, 디지털 치료제, 환자 모니터링 등 수많은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존재한다는 것과 실제 병원에서 폭넓게 사용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스타트업이나 전문기업이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의료기관 접점을 확보하고 영업·유통망을 구축하며 의료진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대웅제약의 ‘대웅 얼라이언스’ 전략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각 분야 전문기업이 기술과 제품을 담당하고 대웅제약이 보유한 의료기관 네트워크와 영업·사업화 역량을 결합한다면 개별 기업이 독자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 상용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웅제약 입장에서도 모든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직접 개발할 필요 없이 경쟁력 있는 외부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

결국 얼라이언스의 경쟁력은 참여 기업의 숫자보다 이들 기술을 실제 의료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KHF 2026 대웅 얼라이언스 전시관에서 퍼즐에이아이 관계자가 AI 기반 의무기록 통합 솔루션 ‘CL Note’를 참관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 대웅제약 제공

심전도부터 골다공증·혈압까지…진료 전 단계로 영역 확장

이번 전시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특징은 질환이 발생한 이후의 ‘치료’에 집중했던 전통적인 제약사의 사업영역이 진료 이전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방·예측 분야에는 메디컬에이아이의 심전도 분석 솔루션 ‘에티아(AiTiA)’와 아크의 안저 촬영 기반 실명질환 선별 기술, 프로메디우스의 흉부 X-ray 기반 골다공증 위험 분석 솔루션 ‘오스테오 시그널(Osteo Signal)’, 엑소시스템즈의 근골격계·생체신호 분석 기술 등이 배치됐다.

조기진단 분야에는 티알의 AI 기반 호흡기 진단 솔루션 ‘더 스피로킷(The Spirokit)’과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연속혈압 측정기 ‘카트 비피 프로(CART BP pro)’가 소개됐다.

공통점은 환자가 심각한 증상을 느낀 뒤 병원을 찾는 기존 의료방식보다 질병 위험을 먼저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대웅제약이 강조하는 예방(Preventive)·예측(Predictive)·정밀(Personalized)·참여(Participatory)의 ‘4P 헬스케어’ 역시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치료가 끝난 뒤에도 환자를 연결한다

의료의 디지털화는 진단에서 끝나지 않는다.

치료 분야에서는 휴로틱스의 착용형 보행재활 로봇 ‘H-Medi’를 비롯해 에버엑스와 올쏘케어의 근골격계 디지털 치료·진단 솔루션이 소개됐다.

사후관리와 모니터링 분야에는 씨어스의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thynC)’, 스카이랩스의 ‘카트온’, 아이쿱의 병원용 실시간 연속혈당 모니터링 솔루션 ‘CGM Live’, 퍼즐에이아이의 AI 음성인식 의무기록 솔루션 ‘퍼즐젠’ 등이 배치됐다.

이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면 대웅제약이 그리고 있는 사업모델이 보다 명확해진다.

질환 위험을 미리 발견하고, 정밀하게 진단하고, 치료한 뒤 병원과 일상에서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제약사가 의약품을 공급하는 특정 순간에만 환자와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 여정 전체로 접점을 넓히는 셈이다.

 

대웅제약의 진짜 자산은 ‘병원 네트워크’일 수 있다

대웅제약의 디지털 헬스케어 전략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요소는 기존 제약사업을 통해 축적한 의료기관 네트워크다.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좋은 기술을 실제 의료현장의 반복적인 사용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반면 대형 제약사는 오랜 기간 의약품 영업과 마케팅을 통해 상급종합병원부터 병·의원까지 의료현장과 접점을 구축해왔다.

대웅제약이 이 네트워크에 외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다면 기술기업에는 시장 진입 통로를 제공하고, 의료기관에는 여러 솔루션을 연결해서 제시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그 중간에서 플랫폼 역할을 확보할 수 있다.

회사가 이번 KHF 이후 국내외 병원 관계자들과 논의한 도입 및 사업화 계획을 구체화하고 국내 주요 병·의원으로 대웅 얼라이언스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관건은 ‘전시된 기술’을 실제 의료현장으로 얼마나 옮기느냐

대웅 얼라이언스가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도 있다.

12개 기업의 서로 다른 솔루션을 단순히 묶는 것을 넘어 실제 병원 업무 흐름 속에서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의료 데이터의 연계와 의료진의 사용 편의성, 임상적 유용성, 비용 대비 효과 등도 결국 시장 확산을 결정할 요소다.

따라서 KHF 2026은 대웅 얼라이언스의 완성이라기보다 사업모델을 본격적으로 시험하는 출발점에 가깝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국민건강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를 기반으로 일상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예측부터 사후관리까지 아우르는 데이터 기반 토탈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이 제시한 방향은 분명하다. 의약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제약사의 경계를 넘어 의료 AI와 진단, 디지털 치료, 모니터링 기업을 연결하는 사업자로 이동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성패는 얼라이언스에 몇 개 기업이 참여하느냐보다 이들 기술이 실제 병원에 얼마나 도입되고 반복적으로 사용되느냐에 달려 있다. 그 단계까지 이어진다면 ‘대웅 얼라이언스’는 대웅제약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개별 제품군에서 하나의 플랫폼 사업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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