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IT Times 창간 22주년 선언문 | AI 시대 저널리즘의 새로운 기준
Korea IT Times 창간 22주년 선언문 | AI 시대 저널리즘의 새로운 기준
  • 정연수
  • 승인 2026.07.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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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간의 언어와 판단을 모방하고 관심과 의도까지 예측하는 시대, 저널리즘은 무엇을 인간의 것으로 지켜야 하는가

 

글 | 정연수
Korea IT Times 발행인 겸 편집인

Korea IT Times는 2004년 7월 15일, 한국 정보기술 산업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창간됐다. 지난 22년 동안 반도체와 통신, 인터넷과 모바일, 바이오와 로봇이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과정을 기록해왔다.

창간 22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는 기술 발전을 설명하는 언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한다. AI는 하나의 산업이나 생산성 도구가 아니다. 지식을 만들고 유통하며 인간의 선택에 개입하는 새로운 사회 인프라다. 따라서 AI를 보도하는 일은 모델의 성능을 비교하는 데 그칠 수 없다. 누가 데이터와 연산 자원을 지배하고, 어떤 가치가 알고리즘에 반영되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밝혀야 한다.

AI가 바꾸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판단의 질서다

생성형 AI는 인간이 독점해 온 지식 생산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정보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지식의 민주화를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학습 데이터와 모델, 컴퓨팅 인프라와 유통 플랫폼을 장악한 소수 기업이 무엇을 보이게 하고 무엇을 지우는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시대의 핵심 경쟁은 가장 정확한 답을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어떤 질문을 허용하고, 누구의 지식을 학습하며, 어떤 오류를 사회가 감수하도록 설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권한에 있다. 이제 기술 권력은 정보를 통제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이 문제를 인식하고 선택지를 구성하는 방식에 개입한다.

이러한 변화 앞에서 언론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AI가 사건을 요약할 수 있다면 언론은 그 사건을 움직인 구조를 밝혀야 한다. AI가 확률 높은 답을 제시한다면 언론은 그 답에서 제외된 사실과 사람을 찾아야 한다. AI가 미래를 예측한다면 언론은 그 예측이 누구에게 기회를 주고 누구의 가능성을 과거 데이터 안에 가두는지 검증해야 한다.

유창함은 진실의 증거가 아니다. 예측 정확도는 판단의 정당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기술적 효율성도 사회적 책임을 대신할 수 없다. AI가 만들어낸 결과가 현실에서 차별과 손실, 기회의 박탈로 이어질 때 책임의 주체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지킬 저널리즘의 기준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희소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판단이다. Korea IT Times는 발표된 사실을 빠르게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서로 떨어져 보이는 기술과 자본, 정책과 산업을 연결해 변화의 구조를 밝히겠다.

AI 경쟁을 모델과 반도체의 성능 경쟁으로만 다루지 않겠다. 데이터와 전력, 금융과 인재, 규제와 국가 전략이 결합된 질서의 재편으로 분석하겠다. 기업과 국가의 성취를 기록하되 그 성취를 가능하게 한 비용과 위험이 누구에게 이전됐는지도 추적하겠다.

우리는 기술을 찬양하기 위해 보도하지 않는다. 기술을 두려움의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보도하지 않는다. 혁신의 가능성과 한계, 수혜자와 비용 부담자, 권한과 책임의 이동을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하겠다.

모든 기사에는 새로운 사실이나 새로운 연결, 새로운 판단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미 알려진 내용을 다른 표현으로 반복하거나 자료를 요약하는 것만으로는 보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겠다. 독자의 생각을 대신하기보다 전문가인 독자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근거를 제공하겠다.

Korea IT Times 선언

△ 우리는 AI의 유창함을 진실이나 의식으로 오인하지 않는다.

△ 우리는 계산과 이해, 예측과 판단, 성능과 책임을 구분한다.

△ 우리는 기술이 무엇을 가능하게 했는지만큼 무엇을 배제하고 약화했는지 살핀다.

△ 우리는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뿐 아니라 인간의 질문과 선택을 설계하는 권력을 감시한다.

△ 우리는 성취를 기록할 때 그 성취의 비용을 부담한 사람도 함께 기록한다.

△ 우리는 독자의 결론을 정하지 않는다. 독자가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실과 맥락을 제공한다.

△ 우리는 기술의 미래만을 보도하지 않는다. 그 기술이 다시 정의하려는 인간의 미래를 기록한다.

앞으로 22년 동안에도 Korea IT Times는 한국의 기술과 혁신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다.또한, 변화하는 글로벌 기술 질서를 한국적인 시각으로 해석하고, 한국의 선택을 세계적 기준에서 검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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