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진행한 마지막 조정 협상에서도 합의에 실패했다. 노사 간 최대 쟁점인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적자 사업부 보상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끝내 좁혀지지 않으면서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사후 조정 종료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은 없어야 한다"며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 방식과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이미 성과급 규모 확대와 일부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적자를 기록한 사업부 직원들에게도 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노조는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는 흑자 전환 시 지급하거나 적자 사업부의 경우 연봉 상한 50% 수준에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며 "전체 재원이 영업이익의 10%를 넘을 경우 일부 사업부에서는 수억원대 성과급이 지급될 수 있어 성과주의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번 협상이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기업 경영 체계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포기할 경우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기업 전반의 성과보상 체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 과정에서 직원들의 기여도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성과급 제도 개편을 요구해왔다. 노조는 성과 산정 기준의 투명성 강화와 사업부별 보상 격차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총파업이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 자체가 삼성전자의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파운드리 등 미래 성장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에 조직 내부 갈등이 확대될 경우 시장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노사 모두 협상 재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추가 조정이나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부탁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성과주의 원칙을 지키려는 이유와 노조가 보상 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배경 모두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다"며 "총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결국 해법은 추가 협상을 통한 접점 마련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