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겨냥…HVDC 국산 기술 경쟁력 강화
효성중공업이 대규모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의 검증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2기가와트(GW)급 HVDC 시스템을 시험할 수 있는 성능검증 설비를 확보하면서 대용량 전력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효성중공업은 경기 과천 연구소에 2GW급 HVDC 제어기의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HILS(Hardware-In-the-Loop Simulation)’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8일 밝혔다.
HILS는 실제 전력계통을 가상 환경에서 구현한 뒤 HVDC 제어기를 연결해 다양한 운전 조건과 이상 상황을 시험하는 장비다. 실제 전력망에 대용량 설비를 투입하기 전에 제어 성능과 시스템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HVDC 개발 과정의 핵심 검증 인프라로 꼽힌다.
특히 HVDC의 송전 규모가 커질수록 전력계통과 연계되는 조건이 복잡해지면서 검증해야 할 상황도 늘어난다.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2GW급 시스템은 기존 200MW급과 비교해 검증 시나리오가 2~3배 증가한다.
효성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HVDC 제어기를 기반으로 HILS의 설계부터 설치, 시험, 운영까지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했다. 대용량 HVDC를 실제 계통에 적용하기 전 다양한 고장 및 비상 상황을 반복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2GW는 서울시 하루 평균 전력 사용량의 약 35%를 송전할 수 있는 규모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산업시설이 빠르게 늘면서 대용량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HVDC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용량 전압형 HVDC 시장은 히타치, 지멘스, GE버노바 등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2년 제주에서 20MW급 HVDC 실증사업을 시작으로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번 HILS 구축을 계기로 대용량 HVDC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고 국내 전력망 사업 참여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등 대규모 전력 인프라 사업을 겨냥해 국산 HVDC 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HILS 구축으로 자체 개발한 2GW급 HVDC 제어기를 고도화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며 “국산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HVDC 시장 진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