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에서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사 안전성과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 시공 실수를 넘어 설계 검토와 감리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수도권 핵심 교통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서울 강남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사업 3공구다. 해당 구간은 GTX-A·C 노선과 지하철, 버스 환승시설 등이 함께 조성되는 대형 지하 인프라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약 1조7000억원 규모다.
논란의 핵심은 지하 5층 구조물 기둥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철근 누락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설계상 기둥마다 2개씩 배치돼야 하는 주철근을 1개만 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문제가 확인된 기둥은 총 80곳이며, 누락된 철근은 약 2500개, 무게 기준으로는 약 178톤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자체 품질 점검 과정에서 해당 문제를 발견한 뒤 서울시에 자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설계 도면 해석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주철근은 구조물 하중을 지탱하는 핵심 자재다. 특히 GTX 역사 구조물처럼 대규모 지하 공간에서는 기둥 안정성과 내진 성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업계에서는 설계 기준보다 철근 수량이 부족할 경우 구조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철근이 누락된 기둥 외부를 강철판으로 감싸 용접하는 보강 공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보강 이후 구조 안전성이 기존 설계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보강 비용 약 30억원은 현대건설이 전액 부담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사태로 GTX-A 삼성역 구간 운영 일정에도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당초 삼성역 구간 연결 운행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추가 안전 점검과 구조 검증 절차가 진행될 경우 일정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보고 지연 여부와 함께 시공·감리 과정 전반에 대한 관리 체계를 점검할 방침이다.
정치권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한 이후 국토부 보고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관리 책임론이 제기된 상태다. 반면 서울시는 관련 절차에 따라 감리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시공·감리 책임 구조와 관련한 일부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 보강 공사 차원을 넘어 공공 인프라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건설 현장에서 품질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가 핵심 교통망 사업에 대한 신뢰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철근 배근 오류 자체도 문제지만 설계·시공·감리 단계에서 이를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며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대형 지하 인프라 사업인 만큼 전 과정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