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 혁신 사례를 발굴하고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다. 제품 용기 설계부터 인사 관리, 영업 정보 수집, 재무 보고서 작성까지 다양한 업무에 AI를 접목해 반복 작업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8일 LOTTE EBC에서 ‘2026 AI 경연대회’ 시상식을 개최하고, 7월부터 약 3개월간 진행한 프로젝트의 주요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대회에는 임직원 336명이 참여해 총 198건의 AI 활용 과제를 제출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대회 심사 AI’를 평가 과정에 도입해 제출된 과제의 핵심 내용을 분석하고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다수의 과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평가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높였으며, 최종적으로 대상 1팀을 포함한 14개 팀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가장 주목받은 사례는 신제품 용기의 팔레트 적재 패턴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상을 차지한 ‘회식땐클라우드팀’은 기술혁신팀 오동근 프로와 생산기술팀 조민규 프로가 개발한 AI 기반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기존에는 CAD 프로그램을 활용해 작업자가 직접 설계하고 검토하는 데 약 1시간이 필요했지만, 자동화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현장 적재 기준에 맞는 신규 도면을 약 30초 만에 생성할 수 있다. 기존 작업 시간과 비교하면 도면 생성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회사는 이를 통해 연간 약 300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효과는 설계 업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품 개발 초기부터 용기의 직경에 따른 적재 효율과 운송비를 비교할 수 있어 개발 단계에서부터 물류 비용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개발·생산·물류 부서가 동일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협업할 수 있어 부서 간 검토 과정도 한층 효율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우수상 수상작에서도 현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활용 사례가 나왔다. 인사 분야에서는 임직원의 교육 이력과 경력 경로를 연계해 개인별 성장 방향을 추천하는 시스템이 제시됐다. 직원의 경험과 역량에 맞춰 필요한 교육과 경력 개발 방안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영업 분야에서는 신규 음식점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해 대리점에 전달하는 시스템이 주목받았다. 정보 탐색과 전달에 필요한 반복 작업을 줄이고, 영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무 부문에서는 SAP에 축적된 경비 데이터를 분석해 보고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사례가 선정됐다. 데이터 정리와 보고서 작성에 투입되는 수작업을 줄여 담당자가 분석과 검토 등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경연은 AI 기술 자체의 구현 여부보다 실제 업무에 적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개선 효과에 무게를 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장 담당자가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작업을 자동화하고,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데이터 기반 업무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회에서 발굴한 우수 사례를 실제 업무 환경에 맞게 보완한 뒤 전사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정기 모임과 교육, 워크숍 등을 통해 임직원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고 현업 중심의 개선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의 AI 도입이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실제 업무 생산성과 비용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롯데칠성음료는 임직원이 직접 과제를 제안하고 해결책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사내 AI 활용 기반을 넓히고 있다. 향후 우수 사례의 현장 적용 범위와 실제 업무 성과가 디지털 전환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