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도입하는 기업과 AI로 창조하는 기업은 다르다 (2부)
AI를 도입하는 기업과 AI로 창조하는 기업은 다르다 (2부)
  • Korea IT Times 편집국
  • 승인 2026.10.0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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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고유의 데이터와 현장 경험을 연결하고, 업무 재설계와 새로운 고객 가치로 이어가야

 

연재 순서

① AI가 사고의 한계를 넓힐 때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② AI를 도입하는 기업과 AI로 창조하는 기업은 다르다 

 

글 | 임병민(IBM) 칼럼니스트

인공지능(AI)이 기업 경쟁력의 기반을 바꾸고 있다. 활용 범위는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에서 전략 수립, 업무 운영, 고객 경험, 제품과 서비스 개발로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살펴야 할 과제도 AI 도구의 도입을 넘어 조직과 사업에 이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로 확장된다. AI를 사용하는 능력과 AI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능력의 차이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서를 작성하고 회의록을 정리하며 고객 문의에 챗봇을 적용하는 것은 유용한 출발점이다. 이러한 활용은 반복 업무를 줄이고 직원의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경쟁사도 비슷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 자체만으로 지속적인 차별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확보한 시간과 정보를 기업 고유의 역량으로 어떻게 연결하는지가 다음 과제가 된다.

기업 고유의 데이터와 경험을 연결해야 한다

자본과 설비, 기술력, 인재와 브랜드는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기반이다. 여기에 기업이 축적한 데이터와 AI를 결합하는 능력이 더해지고 있다. 고객의 구매 패턴, 생산·품질 데이터, 연구개발 기록, 영업 노하우와 공급망 정보에는 기업이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이 담겨 있다. 성공과 실패의 기록, 임직원의 업무 지식도 경쟁사가 단기간에 복제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그러나 이런 자산이 조직 전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축적돼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데이터가 부서별 시스템에 흩어져 있고,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만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이 상태에서는 AI를 도입해도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 기업의 AI 전략은 어떤 모델을 선택할지와 함께, 무엇을 알고 있고 어떤 데이터를 보유하며 어디에 강점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데이터의 가치는 양뿐 아니라 품질과 연결성에 달려 있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를 파악하고,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축적하며, 서로 다른 시스템의 데이터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장의 경험도 다른 직원과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기록하고 정리해야 한다. 이렇게 축적된 지식이 업무에 쓰일 때 기업 고유의 데이터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업사원이 AI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개별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활용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의 과거 거래정보와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잠재적인 요구를 파악해 적합한 상품과 제안을 준비하도록 업무를 연결할 수 있다. 제안서 작성 이후의 후속조치까지 이어진다면 AI 활용의 범위는 영업 과정 전반으로 넓어진다. 개별 작업에서 절약한 시간과 정보를 다음 단계의 판단과 실행에 연결하는 것이 업무 재설계의 핵심이다.

AI 에이전트(AI agent)는 주어진 목표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찾고, 여러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과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사람과 AI가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이때 살펴야 할 것은 자동화할 업무의 범위와 사람이 시간을 집중할 영역이다. 반복적인 자료 정리와 검색, 보고서 작성에 드는 시간을 줄인다면 고객 관계, 창의적인 문제 해결, 전략적 판단과 사업 기회 발굴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할 수 있다.

작은 실험을 고객 가치와 사업 성과로 이어가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 부서의 노력만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경영진과 현장 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전사적인 경영 과제로 다뤄야 한다. 생산·영업·연구개발 등 각 부서는 업무에서 AI로 개선할 수 있는 과제를 찾고, 경영진은 이를 기업의 전략과 연결해야 한다. 부서별 활용 경험이 조직 전체의 지식으로 축적되고 확산되는 구조도 필요하다.

처음부터 완성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기보다 범위가 명확한 업무에서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작은 과제를 실험하고 결과를 측정하면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판단할 수 있다.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경우에는 원인을 살펴 데이터와 업무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 효과가 확인된 사례를 다른 부서와 업무로 확장하면서 기업에 맞는 활용 방식을 발전시킬 수 있다.

성과를 평가할 때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더해 고객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도 살펴야 한다. 고객의 요구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개인별로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업무 효율화로 확보한 자원을 이러한 변화에 연결할 때 AI 투자가 사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여지가 커진다. 새로운 수익모델 역시 기업이 가진 데이터와 경험을 고객 가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찾아야 한다.

같은 AI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기업마다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어떤 기업은 개별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다른 기업은 이를 제품·서비스와 사업 운영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다. 그 차이를 만드는 요인에는 데이터의 활용 수준, 현장 지식의 축적, 사람과 AI의 역할 설계, 실행 경험을 확산하는 조직의 능력이 포함된다. 기술 선택과 함께 이러한 조건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경영진의 질문도 넓어져야 한다. 어떤 AI를 도입할 것인지에 더해, 우리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고유한 가치는 무엇이며 AI로 이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 현재의 데이터와 기술, 경험을 결합해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무엇인지도 살펴야 한다. 경쟁사가 먼저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검토하되, 우리 기업의 강점과 연결되는 과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미래 경쟁력은 AI 도입 여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기업 고유의 데이터, 기술, 경험, 사람과 조직문화가 AI 활용 과정에서 함께 작동해야 한다.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새롭게 만들지 정한 뒤, 실험과 검증을 거쳐 실행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 AI로 기업의 업무와 사업을 다시 설계하는 능력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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