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우리캐피탈 비은행 성장 가세…김기홍 회장, AX·고효율 자산 재편 가속
국내 금융그룹의 경쟁이 자산 규모 확대에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로 이동하면서 JB금융그룹의 성장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와 외형 경쟁을 벌이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과 자산에 자본을 집중하는 전략이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어서다.
JB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누적 지배지분 순이익 3,8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다. 2분기 순이익도 2,19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숫자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익을 만드는 방식이다. JB금융은 최근 수년간 자산을 빠르게 늘리는 외형 성장보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을 중심으로 자본을 배분하는 '질적 성장'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해왔다.
자산 규모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버느냐'
JB금융의 전략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같은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하고 수익성이 낮은 자산은 줄이는 방식이다.
이는 규모에서 대형 금융그룹을 따라잡기 어려운 지방금융그룹의 현실을 역으로 활용한 전략이기도 하다. 자산 규모 경쟁 대신 수익성과 자본효율성을 높이면 상대적으로 작은 금융그룹도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JB금융은 이러한 전략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도 반영했다. 장기적으로 ROE 15%,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설정했으며 총 주주환원 금액 가운데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실적 구조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JB금융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상반기 성과에 대해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실질 이자이익 등 구조적 이익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데 의미를 뒀다. 하반기에도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고효율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JB우리캐피탈, 그룹 이익구조의 한 축으로
이번 실적에서 특히 눈에 띄는 곳은 JB우리캐피탈이다.
2분기 JB우리캐피탈 순이익은 1,0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은 856억원, 전북은행은 54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캐피탈 계열사가 분기 기준으로 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을 넘어선 셈이다.
이는 JB금융의 수익원이 더 이상 지역은행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은행을 기반으로 하면서 캐피탈과 자산운용, 벤처투자, 해외 금융사업으로 수익원을 분산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도 2분기 1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아직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국내 지역금융과 비은행, 해외사업을 연결하는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JB금융의 성장 경로를 살펴볼 대목이다.
높은 수익성 다음 과제는 '지속 가능성'
다만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이 앞으로도 그대로 작동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수익성이 높은 자산을 선별하는 전략은 자본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경기 둔화와 연체율 상승 등 금융환경이 악화될 경우 자산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특히 비은행과 해외사업 비중이 확대될수록 성장과 리스크 관리 사이의 균형도 중요해진다.
JB금융 역시 하반기 경영전략에서 외형 확대보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비용 효율성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기홍 회장은 지난 7월 말 열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과 함께 AI 전환(AX)을 조직과 업무방식 전반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환원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JB금융 이사회는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당 314원의 분기배당과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결정했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45%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목표를 50% 수준으로 높여가고 있다.
결국 JB금융의 다음 단계는 단순히 사상 최대 이익을 한 번 더 경신하는 데 있지 않다. 지역은행에서 출발한 금융그룹이 제한된 자본을 은행·비은행·디지털·해외사업에 어떻게 배분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지속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외형보다 수익성을 택한 JB금융의 전략이 일시적인 실적 개선을 넘어 하나의 성장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