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 데이터는 어떻게 산업 자산이 되는가 — 양재수 원장이 제시한 검증체계
[기획 2] 데이터는 어떻게 산업 자산이 되는가 — 양재수 원장이 제시한 검증체계
  • 정연수
  • 승인 2026.09.17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품질인증과 가치평가, 안전한 유통을 연결해 데이터를 산업 자산으로 전환

양재수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 세계시장에서 신뢰를 입증할 표준과 검증체계 제시


연재 구성

① 데이터는 AI 시대의 국가 인프라다
② 데이터는 어떻게 산업 자산이 되는가 — 양재수 원장이 제시한 검증체계
③ 데이터스트림즈, 신뢰 기반 AI 준비 데이터 생태계를 세계시장으로 확장하다
④ 자하오 쑨 FLock.io CEO “원천 데이터는 남기고 AI는 함께 학습한다”
⑤ 하십울 하크 Cielara AI CEO, “AI 에이전트에는 운영 맥락과 책임 체계가 필요하다”
⑥ 종합 분석 — 한국의 데이터 경쟁력, 검증 가능한 산업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
 

 

AI 산업화, 데이터의 검증된 가치가 좌우한다

AI 산업화의 성패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실제 서비스에 투입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데 달려 있다. 데이터의 양이 늘어도 품질과 출처, 이용 권한, 갱신 주기와 처리 이력을 확인할 수 없으면 AI가 내놓은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데이터 정책의 중심도 데이터를 구축하고 개방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품질을 확인하고 기업과 공공기관이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데이터 품질인증과 가치평가, 데이터안심구역, 데이터바우처 등을 통해 데이터를 기업의 기술·금융·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개별 지원사업의 성과를 넘어 기업이 필요한 데이터를 찾고, 권리를 확인하고, 안전하게 결합해 AI 서비스로 전환하는 전 과정을 연결하는 것이다.

양재수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은 Korea IT Times 와의 인터뷰에서 “AI 산업 활성화의 핵심은 무엇보다 데이터”라며 “데이터의 절대량보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품질과 활용 조건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를 투자와 보증 등 자금 조달로 연결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인터뷰는 한국의 데이터 정책이 AI 산업화를 어떻게 뒷받침해야 하는지, 데이터 품질인증과 가치평가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본다. 데이터 제공 기업이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한 유통 구조와 국내 데이터 기업의 해외 진출, 국제협력을 위한 신뢰 기준도 함께 짚는다.

다음은 양재수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양재수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 / 사진=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제공

 

Q1. 최근 정부와 기업이 GPU와 데이터센터, 거대언어모델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AI가 실제 산업 성과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중요한가.

AI 산업 활성화의 핵심은 무엇보다 데이터라고 생각한다. 데이터의 절대량보다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중요하다. 기업과 공공기관에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만 서로 다른 시스템에 흩어져 있고, 품질과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이용 권한이 정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GPU와 모델은 구매할 수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의 맥락은 단기간에 복제하기 어렵다. 같은 설비에서 수집한 데이터도 수집 환경과 오류 처리 과정, 실제 고장이나 생산성과의 관계를 알아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AI 인프라 투자의 범위를 연산 장비에서 데이터 준비체계까지 확대해야 한다. 데이터 품질과 권리관계, 메타데이터, 갱신 주기와 활용 조건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AI 학습에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비율과 실제 서비스로 전환된 비율도 성과로 측정할 수 있어야 AI 투자가 산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Q2. 한국의 경쟁력은 제조·의료·금융·통신 분야에 축적된 산업데이터에 있다고 평가된다. 기업의 영업비밀과 경쟁력 유출 우려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기업이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보상은 불확실한 반면 영업비밀 유출과 개인정보 침해, 경쟁기업의 무임승차, 사고 책임은 데이터 제공 기업이 부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본 데이터의 공개를 요구하기보다 데이터가 있는 장소로 분석 기능과 AI 모델을 보내고 필요한 결과만 반출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데이터안심구역과 연합학습 등을 활용하면 원본 데이터를 외부로 이전하지 않고도 공동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참여 기업은 이용 주체와 목적을 확인하고 데이터의 이용 범위와 기간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 보상도 구체화해야 한다. 데이터 사용료와 함께 공동 개발한 AI 모델의 수익 배분, 분석 결과에 대한 우선 이용권, 데이터 품질 개선 비용 지원 등을 설계할 수 있다. 정부는 기업이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데이터 공유의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신뢰 공간과 계약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Q3. AI가 생성한 데이터가 다시 AI를 학습시키는 구조에서는 어떤 위험을 경계해야 하나.

합성데이터는 개인정보와 영업비밀이 포함된 원본 데이터의 활용 제약을 줄이고, 현실에서 수집하기 어려운 희귀 상황을 재현할 수 있다. 자율주행의 돌발 상황이나 희귀질환, 제조설비의 비정상 상태를 학습하는 데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원본 데이터와 생성 모델에 포함된 편향이나 오류가 합성데이터에서 반복되거나 확대될 수 있다. AI 생성물을 출처 표시 없이 다시 학습시키는 과정이 누적되면 현실과의 연결이 약해지고 데이터의 다양성과 정확성이 떨어질 위험도 있다.

합성데이터와 실제 관측 데이터를 구분하고, 어떤 원본 데이터와 모델, 조건을 바탕으로 생성됐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별 합성데이터 사용 기준을 마련하고 실제 데이터와 비교해 성능과 편향을 점검해야 한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도 비정형 데이터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데이터 품질인증 제도를 생성형 AI 시대에 맞게 고도화하고 있다.

Q4.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데이터 가치평가도 지원하고 있다. 평가 결과가 실제 투자와 금융으로 연결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데이터의 가치는 보유량이나 구축 비용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독점성과 최신성, 정확도, 법적 이용 권한, 다른 데이터와의 결합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 위험 감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도 중요하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데이터 가치평가 지원사업을 통해 2025년 말 기준 196건 이상의 데이터 가치평가를 실시하고 1,555억원이 넘는 데이터 가치를 발굴했다. 지원 기업들은 평가 결과를 약 190억원 규모의 보증과 투자 등 자금 조달에 활용했다. 데이터가 기업의 경제적 자산으로 인정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금융과 연결하려면 평가 이후에도 데이터의 품질과 수익 기여도를 확인해야 한다. 데이터 갱신이 중단되거나 이용 권한이 변경되는 상황에 대비한 정기적인 재평가와 사후 관리도 필요하다. 데이터 가치평가는 기업이 데이터를 통해 어떤 현금흐름과 경쟁우위를 만들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Q5. 데이터바우처와 AI 지원사업의 성과는 무엇으로 측정해야 하나.

지원 기업 수와 예산 집행률, 구축한 데이터 건수만으로는 데이터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데이터가 한 번 사용된 뒤 방치되거나 다른 서비스에서 재사용되지 못하면 산업적 파급효과도 제한된다.

기업의 데이터 확보 기간이 얼마나 단축됐는지, 데이터가 AI 서비스와 제품 출시로 얼마나 연결됐는지 살펴야 한다. 매출과 생산성, 비용 절감에 미친 변화와 데이터 재사용, 산업 간 결합, 민간 후속 투자, 해외 계약으로 이어진 비율도 중요한 지표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바우처 사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2025년 지원 기업의 추적 성과를 살펴보면 수요 기업의 매출 기여액은 1,406억원, 투자 유치액은 737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에는 정부 지원이 끝난 뒤에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이 남아야 한다. 새로운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반복 가능한 데이터 활용 능력을 기업 내부에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Q6. AI 시대에 데이터는 국가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협력의 길을 열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데이터를 국가 인프라로 본다는 것은 데이터의 생성부터 품질 검증, 유통과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책임 주체와 이용 조건을 명확히 한다는 의미다. 다른 국가에서도 그 체계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국경을 넘는 데이터 협력에는 기술과 함께 법률, 계약, 보안, 개인정보 보호와 지식재산권을 포괄하는 공통 기반이 필요하다.

국가와 산업마다 다른 형식과 품질 기준을 공통 메타데이터와 국제표준으로 연결하고, 데이터의 출처와 가공 이력, 이용 목적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정보와 영업비밀이 포함된 데이터는 데이터안심구역과 연합학습, 합성데이터 등을 활용해 원본을 이전하지 않고도 공동 분석할 수 있는 구조를 확대해야 한다.

데이터 제공자에 대한 보상과 사고 책임, 분쟁 조정 기준도 명확해야 한다. 한국은 제조·의료·금융·통신 분야의 고밀도 산업데이터와 데이터 보호·활용 제도를 국제표준에 연결해 데이터의 품질과 이용 조건을 함께 설계하는 협력 파트너로 발전할 수 있다.

Q7. 해외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국내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는 어떤 곳들이 있으며,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무엇을 갖춰야 하나.

특정 기업의 우열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공공·금융·제조·통신 시장에서 대규모 시스템을 운영한 기업들은 상당한 경험을 축적했다. 네이버클라우드(NAVER Cloud), 삼성SDS(Samsung SDS), LG CNS, SK AX, NHN클라우드(NHN Cloud) 등은 클라우드와 데이터 플랫폼, AI 서비스와 시스템 통합 분야에서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가운데서도 독자적인 기술과 솔루션을 보유한 데이터 전문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법률과 데이터 저장 규정, 산업표준과 공공조달 기준을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 국제 인증과 현지 실증, 다국어 기술지원, 장애 복구와 지속적인 운영·업데이트 체계도 필요하다. 정부 지원 역시 전시회 참가와 수출 상담을 넘어 해외 실증과 인증, 법률 검토, 공공조달과 장기 유지보수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주요 국가들은 각자의 산업 여건에 맞춰 국가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와 클라우드, AI 모델, 소프트웨어와 표준을 결합한 풀스택 AI를 확산하고 있다. 유럽은 데이터법과 공통 데이터 공간을 통해 데이터 통제권과 기술 주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동은 자본과 에너지, 정부의 집행력을 바탕으로 국가 단위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은 제조·의료·모빌리티·로봇 등 AI가 현실에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산업 기반과 데이터 운영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신뢰 기반 산업 AI와 데이터 연계의 허브’를 지향해야 한다. 각국의 서로 다른 데이터 체계를 연결하고 신뢰와 산업적 활용을 함께 설계하는 글로벌 협력국으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국가 간 원활한 데이터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국제데이터연구협력기구와 유럽의 Gaia-X 등 각국 데이터 표준기구와 협력하고 있다. 국제 데이터 교환 관문인 K-DEG를 통해 데이터 결합과 표준화, 기반시설 고도화가 국내외 산업 현장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데이터 경쟁력은 활용 성과로 입증해야

이번 인터뷰에서 양 원장은 국가 데이터 정책의 성과를 단순히 구축된 데이터의 양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데이터를 실제로 얼마나 활용했으며, 그 결과가 매출 증가와 투자 유치, 새로운 서비스 출시로 이어졌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의 품질과 이용 권리, 경제적 가치와 활용 이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체계가 마련되면 데이터는 기업의 실질적인 자산이 되고, AI 투자도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 회에서는 이영상 데이터스트림즈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정책 과제가 기업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본다.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메타데이터와 품질, 데이터 계보와 온톨로지를 결합해 기업 데이터를 ‘AI 준비 데이터’로 전환하는 조건을 분석한다.

영문버전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Independent journalism on technology, industry and the forces reshaping Korea and the world.
  • Korea IT Times Co., Ltd. | 34 Gukjegeumyung-ro 8-gil, Yeongdeungpo-gu, Seoul, Republic of Korea
  • Business Registration No. 206-86-32195
  • Tel. +82-2-578-0434 | 010-2442-9446 |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 Editor-in-Chief: Younsoo Chung | Youth Protection Manager: Choul-woong Yeon
  • ©2004–2026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