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시그널] 엔비디아는 GPU만 팔아선 부족하다…네모트론 4로 모델 시장 공략
[투데이 시그널] 엔비디아는 GPU만 팔아선 부족하다…네모트론 4로 모델 시장 공략
  • Korea IT Times 편집국
  • Published 2026.08.1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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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개 이상 파라미터 모델 개발 추진…GPU·네트워크·CUDA 넘어 AI 모델·데이터센터·금융까지 생태계 확장

 

GPU를 중심으로 AI 시대의 핵심 연산 기반을 구축한 엔비디아(Nvidia)가 이제 그 위에서 작동하는 AI 모델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최대 모델이 최소 1조 개의 파라미터(parameter)를 갖출 것으로 알려진 오픈 모델 제품군 ‘네모트론 4(Nemotron 4)’를 개발하고 있다. 아직 최종 학습은 완료되지 않았으며 이르면 늦가을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가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을 인용해 보도했다.

1조 개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엔비디아의 사업 영역이 어디까지 넓어지고 있느냐다. 엔비디아는 AI 연산용 GPU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네트워크와 CUDA 소프트웨어를 핵심 플랫폼으로 키웠다. 네모트론 4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오픈AI(OpenAI), 구글(Google), 메타(Meta) 등이 경쟁하는 AI 모델 영역으로 직접 들어가는 움직임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네모트론 4 개발을 공식화하고 미스트랄 AI(Mistral AI), 블랙포레스트랩스(Black Forest Labs), 커서(Cursor), 랭체인(LangChain), 퍼플렉시티(Perplexity), 리플렉션 AI(Reflection AI), 사르밤(Sarvam), 싱킹머신스랩(Thinking Machines Lab) 등이 참여하는 ‘네모트론 연합(Nemotron Coalition)’도 출범시켰다. 엔비디아와 미스트랄 AI가 공동 개발하고 엔비디아 DGX 클라우드에서 학습한 첫 기반 모델은 네모트론 4 제품군의 토대가 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네모트론 4 개발은 AI 사업이 GPU를 넘어 네트워크·소프트웨어·모델·데이터센터·자본을 연결하는 생태계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이미지=Korea IT Times

 

엔비디아가 자체 AI 모델을 만드는 이유

엔비디아가 네모트론 4를 성공시키기 위해 반드시 챗GPT(ChatGPT)나 제미나이(Gemini)를 소비자 시장에서 이길 필요는 없다. 엔비디아에 더 중요한 것은 자체 모델을 통해 자사의 컴퓨팅 플랫폼에서 더 많은 AI 연산이 발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회사는 이미 에이전틱 AI, 로봇, 자율주행, 피지컬 AI, 바이오·의료 분야에 걸쳐 오픈 모델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서비스나우(ServiceNow),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커서, 퍼플렉시티 등도 관련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도 기업과 국가가 각자의 목적에 맞는 AI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오픈 모델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이 구조에서 네모트론 4는 단순한 AI 모델 하나가 아니다. 더 강력한 모델이 더 많은 AI 서비스를 만들고, 서비스가 늘어나면 추론 연산이 증가하며, 더 많은 연산은 다시 GPU와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수요로 연결된다. 모델이 엔비디아 하드웨어의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구조인 셈이다.

오픈 모델 시장의 경쟁도 빨라지고 있다. 기업들이 가장 크고 비싼 최첨단 모델만 사용하는 대신 비용을 낮추면서 특정 업무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open-weight) 모델을 선택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AI 기업들의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GPU에서 모델·데이터센터·금융까지

네모트론 4는 엔비디아의 최근 사업 확장과 함께 볼 때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 엔비디아의 AI 생태계는 이제 칩 → 네트워크 → CUDA·AI 소프트웨어 → 모델 → 데이터센터 → 자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 상대도 달라진다. 반도체에서는 AMD와 하이퍼스케일러의 자체 AI 가속기가 경쟁자지만, 모델에서는 구글·메타·오픈AI 등과 사업 영역이 겹친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에서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전문 AI 클라우드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객인 동시에 잠재적인 경쟁자가 된다.

엔비디아가 모든 영역을 직접 소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각 영역이 서로의 수요를 만들어내도록 연결하는 것이 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네모트론 모델을 사용하는 기업이 엔비디아 GPU에서 학습·추론하고, 엔비디아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로 최적화한 뒤 같은 생태계를 기반으로 구축된 데이터센터에 배치한다면 플랫폼의 결속력은 더욱 강해진다.

최근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금융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GPU 판매는 고객이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조달하고 필요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좌우된다. 모델이 컴퓨팅 수요를 만들고, 자본과 전력이 그 수요를 실제 생산능력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하지만 사업 영역이 넓어질수록 새로운 긴장도 생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 메타 등은 엔비디아 GPU의 주요 고객인 동시에 자체 AI 칩과 모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모델과 데이터센터 인프라까지 깊숙이 들어갈수록 고객과 경쟁자의 경계는 더욱 흐려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는 우선 반도체 수요 확대라는 기회가 있다. AI 모델 개발과 추론이 늘어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확장은 AI 산업에서 더 큰 부가가치가 단일 반도체 부품이 아니라 칩·소프트웨어·모델·데이터센터·자본을 연결하는 생태계에서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네모트론 4는 엔비디아가 내놓는 또 하나의 대형 AI 모델에 그치지 않는다. GPU로 AI 붐의 연산 기반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이제 그 GPU에서 돌아가는 모델과 이를 가동할 데이터센터, 자본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고 있다.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다음 경쟁은 더 좋은 칩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자사의 기술 위에서 얼마나 많은 AI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다음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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