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H형강 제품군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고 대형 건축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초고층 빌딩 등 구조적 안정성과 맞춤형 자재 수요가 커지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공급을 넘어 설계와 조달까지 지원하는 통합 솔루션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압연 H형강 RH(Rolled H-Beam)와 용접 H형강 BH(Built-up H-Beam)를 통합한 브랜드 ‘H ONE’을 선보였다.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원 타운홀에서 열린 브랜드 론칭 행사에는 영업본부 임직원과 건설사, 유통사, 철골제작사 등 주요 고객사를 비롯해 구조설계사와 학계·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브랜드 출범은 기존 RH 중심의 사업 구조를 BH까지 확장하고, 고객이 건축 프로젝트의 조건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공급 체계를 재정비하는 데 의미가 있다. 건축물의 대형화와 설계 복잡성 증가로 표준 규격 제품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프로젝트가 늘면서 제품군 간 연계와 맞춤형 공급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냉각·전력설비를 수용해야 해 구조물에 요구되는 하중 지지력과 단면 규격이 까다롭다. 반도체 팹 역시 첨단 생산설비를 안정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구조적 성능이 중요하다. 여기에 물류센터와 초고층 건축물까지 대형 프로젝트가 확대되면서 특수 규격 대응과 자재 조달 일정 관리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제철은 서로 다른 생산 방식과 장점을 지닌 RH와 BH를 통합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RH는 반제품을 압연해 일체형으로 생산하는 제품으로, 균일한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이 특징이다. 반면 BH는 후판을 절단한 뒤 용접해 제작하는 방식으로, 대형 단면이나 비표준 규격 등 개별 프로젝트의 설계 조건에 맞춰 제품을 구성하기에 유리하다.
회사는 국내 최대 RH 공급사로서 축적한 생산·판매 경험과 고객 네트워크를 BH 사업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구조적 성능과 용접 품질 관리가 중요한 BH 제품 가운데 핵심 규격 130종을 선정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 범위를 넓혔다.
‘H ONE’은 단순히 두 제품군의 이름을 합친 브랜드가 아니라 프로젝트별 조건에 맞춰 최적의 H형강 조합을 제안하는 통합 솔루션을 지향한다. 구조물의 하중과 설계 방식, 요구 규격, 강종, 필요 물량, 납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RH와 BH의 적절한 조합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고객사의 설계 효율을 높이고 자재 선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특히 VE(Value Engineering·가치공학) 솔루션을 활용해 구조 성능을 유지하면서 비용과 자재 활용 효율을 함께 고려한 대안을 제공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마다 달라지는 규격과 공급 조건을 통합적으로 검토해 고객의 구매 편의성도 높인다는 목표다.
서비스 범위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초기 설계 검토부터 제품 선정과 견적, 구매, 생산·납품, 기술 지원까지 프로젝트 진행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존의 제품 판매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건축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고객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H ONE을 통해 대형 건축물에 필요한 다양한 H형강 수요를 하나의 창구에서 대응하고, 고부가가치 건축 시장에서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영업본부장 김성민 전무는 RH와 BH를 아우르는 제품 구성과 고객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H형강 수요를 통합적으로 해결하고, 관련 요구가 있을 때 고객이 가장 먼저 찾는 솔루션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시설 등 고도화된 건축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제품군 통합과 기술 지원을 결합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