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시그널] AMM 기반 DEX는 가격을 발견하는가, 시장의 가격을 추종하는가
[투데이 시그널] AMM 기반 DEX는 가격을 발견하는가, 시장의 가격을 추종하는가
  • Korea IT Times
  • Published 2026.08.15 17:45
  • Comments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중 국민대 교수, 가격 발견과 추종의 차이 제기…차익거래가 시장을 연결하는 동안 가격 조정 비용 일부는 유동성 공급자 부담으로

분석·글 | Korea IT Times 편집국

 

AMM 기반 분산거래소에서는 유동성 풀의 자산 비율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고, 외부 시장과의 가격 차이는 차익거래를 통해 조정된다. 이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자는 수수료를 얻는 동시에 가격 조정에 따른 손실 위험을 부담할 수 있다. / 이미지=Korea IT Times

 

분산거래소(Decentralized Exchange·DEX)가 가져온 근본적인 변화는 중개기관의 부재만이 아니다. 전통적인 거래소가 매수·매도 주문의 경쟁을 통해 가격을 발견한다면, 유니스왑(Uniswap)과 같은 자동시장조성자(Automated Market Maker·AMM)는 스마트계약에 입력된 함수와 유동성 풀의 자산 비율을 토대로 거래 가격을 계산한다.

김형중 국민대 교수(한국핀테크학회장)

 

암호학과 블록체인·가상자산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김형중 국민대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 구조가 던지는 시장의 핵심 문제를 짚었다. 김 교수는 “가격 발견 기능은 약하지만 ‘가격 추종’ 기능은 뛰어납니다”라며 “가격 발견의 주체가 트레이더가 아니라 수학과 차익거래자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AMM의 가격 발견 기능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거래가 드문 롱테일 자산에서는 AMM이 초기 가격 형성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주요 자산의 가격이 외부 시장에서 온체인 유동성 풀로 전달되는 경로를 구분한 것이다.

그는 AMM의 본질을 “완벽한 가격을 찾는 도구가 아니라, 유동성이 없는 세상에서도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라고 정의했다. 이는 AMM의 평가 기준을 가격의 완전성에서 거래의 지속 가능성으로 전환하는 통찰이다.

이 글은 김 교수의 문제 제기를 출발점으로, 유니스왑의 구조와 유동성 공급자의 손익, 국내 사례와 시장적 시사점을 공개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수학이 거래 조건을 정하고 차익거래자가 가격을 연결한다

유니스왑 초기 모델의 핵심은 x × y = k라는 상수곱 공식이다. x와 y는 풀에 예치된 두 자산의 수량이며, 한쪽 자산이 빠져나가면 다른 쪽 자산이 늘어나면서 교환가격도 달라진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처음 예상한 가격과 실제 평균 체결 가격 사이의 차이인 슬리피지(slippage)도 커진다.

AMM은 외부 시장의 시세를 그대로 읽어 가격을 바꾸지 않는다. 중앙화 거래소(CEX)에서 이더리움(ETH) 가격이 먼저 올라도 AMM 풀에서는 실제 거래가 발생하기 전까지 가격이 같은 폭으로 즉시 조정되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차익거래자가 개입한다. 외부 시장보다 AMM에서 ETH가 저렴하면 차익거래자는 풀에서 ETH를 매수한 뒤 다른 거래소에서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 그 결과 풀 안의 자산 비율이 변하고 AMM 가격은 외부 시장 가격에 가까워진다.

수학적 함수가 거래 조건을 정한다면, 차익거래자는 서로 분리된 시장의 가격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ETH처럼 여러 대형 거래소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자산은 유동성과 정보 반영 속도가 높은 시장에서 기준가격이 먼저 형성되고, 차익거래를 통해 그 가격이 AMM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신규 토큰이나 롱테일 자산처럼 기존 주문장에 충분한 유동성이 없는 경우에는 AMM이 초기 가격 형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AMM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발견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외부에서 형성된 가격을 온체인으로 전달받는 시장이 되기도 한다.

국제결제은행(BIS)도 AMM의 상대가격이 유동성 풀에 예치된 자산 수량을 기초로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외부 거래소와 풀 사이의 가격 차이는 차익거래를 통해 줄어들지만, 이 과정에서 가격이 상승한 자산이 풀 밖으로 빠져나가면 유동성 공급자가 같은 자산을 단순 보유했을 때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 

유니스왑은 이러한 자본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V3부터 집중 유동성(concentrated liquidity)을 도입했다. 공급자가 현재 가격 주변의 특정 범위에 자금을 집중해 같은 자본으로 더 깊은 유동성을 제공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 가격이 설정 범위를 벗어나면 해당 유동성은 비활성화되고 수수료 수익도 중단되기 때문에 관리 부담은 오히려 높아졌다. 

수수료 뒤에 남는 LP의 손익과 한국 시장의 과제

유동성 공급자(Liquidity Provider·LP)는 두 자산을 풀에 예치하고 거래 수수료를 받지만, 실제 성과는 수수료 수익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두 자산의 상대가격이 크게 변하면 가격이 오른 자산은 차익거래를 통해 풀 밖으로 빠져나가고, 상대적으로 가치가 하락한 자산은 풀 안에 더 많이 남는다.

이 때문에 LP가 회수하는 자산의 가치가 같은 자산을 지갑에 그대로 보유했을 때보다 낮아질 수 있다. 이를 비영구적 손실(impermanent loss)이라고 한다. 가격이 예치 당시 수준으로 돌아오면 손실이 줄어들 수 있지만, 유동성을 회수하는 순간 손익은 현실화되며 가격이 되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최근 시장 미시구조 연구는 외부 시장의 새로운 가격이 AMM에 반영되기 전 차익거래자가 이전 가격으로 거래해 얻는 이익을 손실 대 재조정(Loss Versus Rebalancing·LVR) 관점에서 분석한다. 차익거래는 분리된 시장의 가격을 맞추는 기능을 수행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조정 비용 일부는 LP의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영구적 손실과 이익이 발생하는 조건을 연구해 왔다. Korea IT Times는 2023년 인터뷰에서 김 교수가 원점 교차(origin-crossing), 거래 재배열(reordering)과 일괄처리(batching)를 결합해 특정한 시장 조건에서 비영구적 이익(Impermanent Gain·IG)을 구현할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를 소개했다. 

이 연구가 모든 시장에서 손실 제거와 이익을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 교수도 충분한 유동성과 매수·매도의 균형 등 일정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학술적 의미는 비영구적 손실을 AMM의 고정된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래 처리와 정산 구조를 재설계해 LP의 경제적 결과를 개선할 가능성을 제기한 데 있다.

국내에서는 오지스(Ozys)가 개발한 클레이스왑(KLAYswap)이 AMM을 적용한 대표적 사례다. 카이아(Kaia) 생태계에서 운영되는 클레이스왑도 상수곱 구조와 유동성 풀을 토대로 가격을 계산하며, 슬리피지와 비영구적 손실을 주요 위험으로 명시하고 있다. 

한국 가상자산시장은 원화 기반 중앙화거래소에 거래가 집중돼 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eal-World Asset·RWA), 토큰화 증권과 온체인 결제가 확대되면 AMM은 투기성 토큰의 교환 수단을 넘어 디지털 자산 간 환전과 결제, 담보 청산을 지원하는 기반시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연환산수익률(APY)보다 LP의 실질 손익을 보여주는 공시 체계가 필요하다. 거래 수수료와 토큰 보상뿐 아니라 단순 보유 대비 성과, 가격 범위 이탈 시간, 스마트계약 감사 여부, 오라클 의존성, 유동성 집중도와 관리자 권한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AMM은 가격 발견을 없앤 것이 아니다. 가격이 발견되는 장소와 외부 시장의 정보가 온체인 가격에 반영되는 경로를 바꿨다. 차익거래자는 시장의 가격을 연결하고, LP는 수수료를 받는 대신 가격 조정에 수반되는 위험을 부담한다.

김 교수가 제기한 질문은 AMM의 가치를 ‘완벽한 가격’이 아니라 거래를 지속시키는 능력에서 다시 보게 한다. 동시에 시장을 누가 유지하고 가격 조정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나아가 그 비용 구조를 기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한국이 온체인 금융의 가능성을 활용하려면 높은 예치 수익률을 강조하는 단계를 넘어 가격 형성과 유동성 공급자의 실질 손익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시장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김 교수의 ‘가격 발견과 가격 추종’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한국 가상자산시장이 기술 도입을 넘어 시장의 질과 책임 구조를 논의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영문버전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Comments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Independent journalism on technology, industry and the forces reshaping Korea and the world.
  • Korea IT Times Co., Ltd. | 34 Gukjegeumyung-ro 8-gil, Yeongdeungpo-gu, Seoul, Republic of Korea
  • Business Registration No. 206-86-32195
  • Tel. +82-2-578-0434 | 010-2442-9446 |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 Editor-in-Chief: Younsoo Chung | Youth Protection Manager: Choul-woong Yeon
  • ©2004–2026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