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성 환경시험 인프라 확충을 마무리하고 국내 우주산업 시장 확대와 글로벌 사업 진출을 위한 기반 강화에 나섰다. 위성 제작뿐 아니라 발사 환경을 고려한 성능 검증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개발 효율과 생산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AI는 12일 경남 사천 본사 우주센터에서 김종출 사장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위성 환경시험시설 완공 기념식을 열었다. 지난 8월 전자파 챔버와 음향 챔버 구축을 완료하면서 위성 개발에 필요한 주요 시설을 갖추게 됐다.
새롭게 마련된 전자파 챔버는 위성에 탑재되는 각종 장비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자파 간섭과 내성을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음향 챔버는 로켓 발사 때 발생하는 강한 소음 환경을 재현해 위성 구조물이 이를 견딜 수 있는지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위성이 실제 발사와 우주 운용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핵심 설비다.
이번 시설 확충으로 KAI는 위성 설계와 제작, 조립부터 환경시험까지 이어지는 통합 개발 체계를 완성했다. 외부 시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위성을 이동해야 했던 절차가 줄어들어 개발 일정 관리가 수월해지고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관련 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 우주센터는 중대형 위성 6기와 초소형 위성 20기 이상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초소형 위성은 연간 100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민간 부문에서 최대 규모의 위성 개발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크기의 위성 개발과 생산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시설 고도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2020년 8월 우주센터 준공 이후 2023년 8월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우주 환경시험 분야 공인시험기관 인정을 받았으며, 2024년 7월에는 4톤급 열진공 챔버를 구축했다. 이번에 전자파·음향 시험시설까지 추가하면서 초소형 위성부터 중대형 위성까지 자체 개발과 환경검증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KAI는 자체 사업에 시설을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시험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관련 시설을 개방해 왔으며, 2022년 이후 국내 약 20개 기업이 KAI의 시설을 이용해 100건 이상의 환경시험을 진행했다. 민간 기업의 시험 접근성을 높여 국내 위성 산업 전반의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위성 개발 과정에서 설계·제작 역량뿐 아니라 환경시험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시험시설을 자체 보유하면 외부 기관의 일정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어, 반복적인 설계 개선과 생산 일정 관리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제 개발 기간과 비용 절감 수준은 사업 규모와 시험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KAI는 지난 30년간 다목적실용위성, 정지궤도복합위성, 차세대중형위성, 425 군정찰위성 등 국가 위성 사업에 참여하며 핵심 기술과 사업 수행 경험을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초소형 위성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며 위성 개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