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트럼프·시진핑 24일 정상회담 — AI 기술 경쟁과 자본 연결의 이중구조
[인사이트] 트럼프·시진핑 24일 정상회담 — AI 기술 경쟁과 자본 연결의 이중구조
  • 정연수
  • 승인 2026.09.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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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사고 통보체계·국제표준 추진…중국, 자체 AI 칩·20GW 데이터센터 확장

기술·안보 경계는 강화되고 미·중 투자자금은 양국 AI 시장으로 이동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경쟁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중대한 AI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양국이 서로 알리는 통보체계를 제안했고, OpenAI는 미국 정부가 첨단 AI의 국제 기술표준을 주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가 자체 AI 칩을 공개하고 2032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20기가와트(GW)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경쟁이 모델과 첨단 반도체를 넘어 안전규칙과 데이터센터, 자본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중대한 AI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양국이 서로 알리는 통보체계를 제안했고, 오픈AI(OpenAI)는 미국 정부가 첨단 AI의 국제 기술표준을 주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Alibaba)가 자체 AI 칩을 공개하고 2032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20기가와트(GW)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은 AI 경쟁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AI의 성능과 위험을 평가하고 사고에 대응하는 국제규칙 마련에 나섰다. 중국은 자체 반도체와 모델, 데이터센터를 연결해 독자적인 AI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의 AI 생태계가 완전히 갈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금융회사들은 중국 첨단기술 기업의 자금조달에 계속 참여하고 있으며 중국 자본도 미국 AI 기업과 반도체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기술과 안보의 경계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상호의존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시에 나타났다. 시 주석은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과 핵심광물, 대만 등과 함께 AI를 둘러싼 양국의 경쟁과 위험관리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주목할 부분은 AI 경쟁의 완화 여부보다 구체적이다. 첨단 기술에서는 경쟁을 지속하면서 통제하기 어려운 AI 위험에 대해서는 공동 대응 규칙을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중 AI 경쟁은 첨단 기술과 인프라를 넘어 국제표준과 위험관리 체계로 확대되고 있다. / Korea IT Times 제작 일러스트레이션

미국, 기술통제와 AI 위험관리 분리

변화는 뉴욕에서 열린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He Lifeng) 중국 부총리의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AI 사고가 발생하면 양국이 이를 서로 알릴 수 있는 통보체계를 중국에 제안했다.

AI가 사이버공격이나 생물학적 위험에 악용되거나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상황처럼 어느 한 국가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위험에 대해 직접 소통채널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베선트 장관은 양국 간 AI 논의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세계 1위와 2위 AI 강국 사이에서 불투명성을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아직 미국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논의를 미·중 AI 안전협력의 합의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 첨단 AI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도 사고 통보체계와 별도로 다뤄지고 있다.

미국은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면서 양국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에서는 소통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기술 경쟁과 위험관리를 서로 다른 경로로 다루는 전략이다.

오픈AI, 미국 주도의 국제표준 요구

오픈AI도 국제표준 마련에 나섰다. 회사는 첨단 AI에 적용할 국제 기술표준을 미국이 주도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을 공개했다.

핵심은 모델의 능력과 위험을 측정하는 방법, 안전성 평가, 인간의 감독이 필요한 기준, 중대한 사고의 분류와 보고 절차를 공통 기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픈AI는 각국 AI 안전기관이 평가와 보고 기준을 공유하는 국제 네트워크도 제안했으며 한국도 협력 대상 국가에 포함했다.

국제표준은 단순한 기술규격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AI 능력을 위험한 것으로 판단할지, 어떤 시험과 평가를 거쳐야 하는지, 어떤 사고를 공개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면 기업의 개발방식과 시장 진입조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이 AI 모델과 반도체의 기술 경쟁에 이어 AI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기준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이유다. 미국 기업과 연구기관이 사용하는 평가체계가 국제표준의 기반이 되면 다른 국가의 AI 기업들도 그 기준에 맞춰 모델을 시험하고 위험을 공개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이 중국에 제안한 사고 통보체계와 오픈AI의 국제표준 제안도 이 지점에서 연결된다. 하나는 국가 간 위험관리 장치이고 다른 하나는 AI 기업과 정부가 사용할 공통 평가기준이다. 모두 AI 경쟁을 중단시키기보다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규칙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자체 AI 칩과 20GW 인프라 구축 추진

중국에서는 물리적인 AI 인프라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체 반도체 사업부가 개발한 새로운 AI 가속기 ‘전우 V900(Zhenwu V900)’을 공개했다. 회사는 이전 세대보다 성능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으며 2027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AI 모델도 최대 10조 개 매개변수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도 커진다. 알리바바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용량을 2032년까지 20GW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GW는 현재 확보된 설비가 아니라 장기 계획이다. 실제 투자 집행과 전력 확보,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자체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대규모 모델을 하나의 체계로 구축하려는 전략은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의 첨단 AI 반도체 수출통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에는 자체 컴퓨팅 기반을 구축할 전략적 필요성도 커졌다. 미국이 국제표준과 위험관리 체계를 설계하려 한다면 중국은 외부 기술통제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AI 실행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기술의 경계는 높아져도 자본은 움직인다

금융시장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LSEG 자료에 따르면 미국계 은행들은 올해 중국 첨단기술 기업의 주식 자금조달 19건에 주간사로 참여했으며 거래 규모는 172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홍콩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도 7,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중국 자본의 미국 AI 스타트업 투자도 증가했다. 2023년 4억3,600만 달러에서 올해 89억 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반도체와 핵심기술의 공급망을 재편하고 기업은 자국 중심의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글로벌 자본은 양쪽 시장을 오가고 있다. 미국 투자자는 중국 AI 산업의 성장 기회를 찾고 중국 투자자도 미국 AI와 반도체 산업에 자금을 배분한다.

따라서 현재 미·중 AI 경쟁을 두 개의 완전히 분리된 생태계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기술과 국가안보에서는 경계가 강화되고 있지만 금융에서는 상호의존이 이어지고 있다. 이 연결은 양국 관계가 악화될 경우 금융시장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동시에 급격한 기술·경제 단절에 따르는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24일 정상회담, 두 AI 전략이 만난다

24일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에서는 무역과 핵심광물, 대만 등 여러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AI와 관련해 어느 수준의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확인해야 할 신호는 구체적이다. 미국이 제안한 AI 사고 통보체계에 중국이 어떤 입장을 내놓는지, 양국이 정례적인 AI 안전대화나 사고 대응 채널을 만들 것인지, 제한적인 위험관리 협력과 별도로 미국의 첨단 AI 반도체 통제가 유지되는지를 봐야 한다.

중국이 사고 통보체계에 호응하고 정례적인 AI 대화를 시작하는 동시에 미국이 첨단 반도체 통제를 유지한다면 미·중 AI 관계의 새로운 구조가 드러난다. 기술에서는 경쟁하고, 인프라는 각자 구축하며, 양국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에서는 제한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다.

국제표준 경쟁도 여기에 들어간다. 미국은 자국 기업이 앞서 있는 AI 평가와 안전기준을 국제규칙으로 연결하려 하고, 중국은 자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확대해 독자적인 AI 실행능력을 구축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두 생태계 사이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다.

AI 패권 경쟁의 초기에는 모델 성능이 중심이었다. 이후 첨단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자본이 핵심 전략자산으로 들어왔다. 이제 사고 대응과 안전성 평가, 국제 기술표준도 경쟁의 영역에 포함됐다.

24일 정상회담에서 미·중 AI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아직 없다. 핵심은 양국이 경쟁을 지속하면서 중대한 AI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서로 소통할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 수 있는지다. 미국이 추진하는 국제표준과 중국이 구축하는 독자 AI 인프라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기술의 경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양국을 오가는 자본이 유지될지도 중요한 변수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이번 회담은 AI 경쟁을 끝내는 자리가 아니다. 기술과 인프라 경쟁을 지속하면서 위험을 관리할 최소한의 규칙을 만들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다. 그 결과는 미·중 AI 경쟁이 기술 우위를 넘어 국제규칙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자본이 결합된 장기 경쟁으로 어떤 구조를 갖출지 보여주는 정책 신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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