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상 AI 국가 인프라 ④] 유방암 AI, 간격암 감소와 진단시간 단축으로 임상 가치 확인한다
[의료영상 AI 국가 인프라 ④] 유방암 AI, 간격암 감소와 진단시간 단축으로 임상 가치 확인한다
  • 연철웅
  • 승인 2026.09.25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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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무작위시험, 간격암 12%·공격성 간격암 27% 감소

미국 대규모 실사용 연구, 일반 판독자의 암 발견률 향상

재검률·위양성·조직검사 대기시간과 장기 예후까지 평가해야

 

 연재 순서

유방암 AI는 유방촬영 영상에서 의심 병변을 표시하고 의료진의 판독과 추가검사, 조직검사, 후속 진료를 지원한다. 최종 판단은 의료진이 맡는다. / Korea IT Times AI 제작 

 

취재·글 | 연철웅·정연진 기자

유방암 의료영상 인공지능(AI)의 임상 가치는 암 발견 건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AI가 검진 단계에서 더 많은 암을 발견하더라도 불필요한 재검사와 조직검사가 늘거나, 발견된 환자가 신속하게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면 환자가 얻는 이익은 제한된다.

유방암 AI의 평가 기준은 암 발견률에서 간격암과 공격성 암, 재검률, 진단 대기시간, 장기 예후로 확대되고 있다. 간격암은 정기검진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가 다음 검진 전에 진단되는 암이다. 검진 당시 영상에서 병변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빠르게 성장한 경우가 많아 진행성 암과 예후 악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연구들은 AI가 유방영상 판독을 보조하고 검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위험도가 낮은 검사를 분류하고 의심 사례를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우선 전달하며, 추가 촬영과 조직검사 예약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임상적 효과는 판독 정확도와 함께 이 전체 과정에서 측정해야 한다.

무작위시험에서 간격암과 공격성 간격암이 감소했다

스웨덴에서 진행된 MASAI(Mammography Screening with 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을 활용한 유방촬영술 검진) 무작위시험은 유방암 AI가 검진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주요 근거다. 연구진은 40~80세 여성 10만명 이상을 AI 지원 검진군과 기존 이중판독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AI는 유방촬영 영상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의심 부위를 표시했다. 위험도가 낮은 영상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한 명이 판독하고, 위험도가 가장 높은 영상은 두 명이 판독했다. 최종 판정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맡았다.

2026년 발표된 결과에서 AI 지원군은 기존 판독군보다 검진 단계에서 암을 29% 더 많이 발견했다. 다음 정기검진 전에 진단된 간격암은 12% 감소했으며, 공격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보이는 간격암은 27% 적었다. 전체 암 가운데 검진 단계에서 발견된 비율은 AI 지원군이 81%, 기존 판독군이 74%였다.

간격암 감소는 단순한 암 발견률보다 환자에게 미치는 효과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AI 지원군에서 검진 당시 더 많은 암을 찾아내면서 다음 검진 전까지 발견되지 않는 암이 줄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유방암 사망률과 장기 생존율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추적이 필요하다.

연구책임자인 스웨덴 룬드대 영상의학과 크리스티나 랑(Kristina Lång) 박사는 AI 지원 유방촬영이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공격성 암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의료 AI를 도입할 때 검증된 도구를 사용하고 실제 검진 과정에서 성능을 지속해서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구성과 판독 방식이 다른 지역에서는 AI의 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

MASAI 시험은 AI가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AI가 위험도를 분류하고 의심 부위를 제시했으며, 의료진이 이를 바탕으로 판독 인력을 배치하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간격암 감소는 알고리즘의 분석 성능과 판독체계의 변화가 함께 만든 결과로 봐야 한다.

미국의 대규모 실사용 연구도 AI와 유방영상 전문의의 재검토를 결합한 업무체계의 효과를 보여준다. 2026년 국제학술지 ‘Radiology’에 발표된 연구는 미국 109개 영상센터에서 영상의학과 의사 95명이 판독한 디지털 유방단층촬영 57만7742건을 분석했다.

이 체계에서는 AI가 의심 영상을 표시한다. 일반 영상의학과 의사가 정상으로 판정했더라도 AI가 위험을 감지한 사례는 유방영상 전문의가 다시 검토했다. 환자에게 결과를 통보하기 전에 AI와 일반 판독자의 판단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를 확인하는 구조다.

AI 도입 후 일반 영상의학과 의사의 암 발견률은 검사 1000건당 3.76건에서 4.99건으로 증가했다. AI를 사용한 일반 영상의학과 의사의 암 발견률은 유방영상 전문의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재검 통보를 받은 여성 가운데 실제 암으로 확인된 비율을 뜻하는 양성예측도는 3.38%에서 3.89%로 상승했다. AI가 일반 판독자의 경험 차이를 보완하고 전문의의 검토를 필요한 검사에 집중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재검률도 9.06%에서 10.40%로 높아졌다. 암을 더 많이 발견하는 과정에서 추가 촬영과 초음파, 조직검사, 환자의 불안과 의료비가 증가할 수 있다. AI 도입 효과를 평가할 때는 발견된 암의 수와 추가검사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 연구는 무작위시험이 아닌 AI 도입 전후 비교다. 주요 연구자 다수가 해당 업무체계를 운영하는 딥헬스(DeepHealth) 소속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AI 도입과 같은 시기에 발생한 판독 절차와 인력 구성의 변화가 결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으며, 재검률 증가가 조직검사와 의료비에 미친 영향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검진 결과가 진단과 치료로 연결된 시간을 측정해야 한다

AI가 의심 영상을 빠르게 표시해도 추가검사와 조직검사가 지연되면 환자가 얻는 시간은 줄어든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와 버클리 연구진은 AI 위험예측을 검진 이후의 신속진단 과정에 적용했다.

연구진은 4100건 이상의 유방촬영을 분석해 525명, 약 12.7%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고위험군은 촬영 당일 우선 판독을 받고 필요하면 추가 영상검사와 진료를 이어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업무체계를 적용한 뒤 진단평가 대기시간은 수주에서 약 1시간으로 줄었다. 암으로 최종 진단된 환자의 조직검사 대기시간도 평균 2개월 이상에서 10일 미만으로 단축됐다. AI가 진단을 직접 내린 것이 아니라 빠른 확인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 병원의 검사 순서를 조정한 결과다.

연구 제1저자인 UCSF의 매기 정(Maggie Chung) 박사는 AI 위험평가를 통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한 여성을 찾아 적절한 검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유방암 AI의 역할이 영상 판독 화면에서 끝나지 않고 추가 촬영과 조직검사 예약까지 연결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 연구는 단일 의료체계에서 진행됐으며 장기 생존율과 사망률은 평가하지 않았다. 고위험군을 우선 처리하면서 다른 환자의 대기시간이 늘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AI의 선별 기준이 달라지면 병원이 당일 처리해야 하는 추가검사와 조직검사 수요도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간격암과 후속 진료에 대한 국가 단위 근거가 필요하다

한국은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국가유방암검진을 제공한다. 전국 단위 건강보험과 국가검진 정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을 갖추고 있어 AI를 검진 품질관리와 후속 진료에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기관별 유방촬영 품질과 판독 성능, 재검률, 간격암 발생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체계는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 AI-STREAM 연구는 한국 국가유방암검진에 참여한 40세 이상 여성 약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향적 다기관 연구다. 6개 대학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AI 사용 전후에 유방촬영 영상을 판독하는 방식을 비교했다.

2025년 발표된 예비 결과에서 AI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검사 1000건당 5.01건이었던 암 발견률은 AI 사용 후 5.70건으로 높아졌다. 재검률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유방영상 비전문 판독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 모의분석에서는 AI 사용 후 암 발견률이 26.4% 증가했다.

이 연구에는 루닛 인사이트 MMG가 사용됐다. 연구비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지원됐으며 연구진은 이해상충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무작위시험이 아닌 관찰연구이고, 현재 결과는 검진에서 발견된 암을 중심으로 한 예비분석이다. 국가암등록자료와 연계한 간격암과 장기 결과는 후속 분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국내 기업 루닛은 유방촬영술 분석 제품 ‘루닛 인사이트 MMG’와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분석 제품 ‘루닛 인사이트 DBT’를 중심으로 해외 검진시장에 진입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공공 유방암 검진사업인 ‘브레스트스크린 NSW’는 2024년 루닛 인사이트 MMG를 판독 지원에 도입했다.

브레스트스크린 NSW는 처음에는 50~59세 여성의 일부 영상을 대상으로 AI를 사용했다. 이후 적용 범위를 처음 검진을 받는 전체 여성의 영상으로 확대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에 따르면 도입 이후 1만9000건이 넘는 영상을 분석해 130건 이상의 암을 발견했으며, 암 발견률을 낮추지 않으면서 추가검사 통보를 줄였다.

루닛은 스페인 발렌시아주 유방암 검진사업의 AI 공급자로 선정됐으며, 프랑스 공공병원 구매사업에서는 후지필름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제품군에 포함됐다. 카타르에서는 2024년부터 일차의료공사(PHCC)가 운영하는 국가 암검진사업 ‘스크린 포 라이프’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가별 계약 범위와 실제 사용기관 수, 검사 건수는 대부분 회사 발표에 근거하므로 공공기관의 운영자료와 독립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루닛을 비롯한 유방영상 AI 기업의 경쟁력은 허가 건수와 설치기관 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검진에서 발견한 암의 수와 병기, 다음 검진 전에 발견되는 간격암, 위양성과 재검률, 조직검사 결과, 진단까지 걸린 시간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기업이 발표한 공급 규모와 암 발견률도 독립적으로 검증된 임상 결과와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국가유방암검진에 AI를 적용하려면 최소한 네 가지 지표가 필요하다. 첫째는 검진에서 발견한 암의 수와 병기다. 둘째는 다음 정기검진 전에 증상이 나타나 진단된 간격암이다. 셋째는 재검과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 가운데 실제 암으로 확인된 비율이다. 넷째는 이상 소견 통보부터 추가검사와 조직검사, 치료 시작까지 걸린 시간이다.

의료기관은 AI가 표시한 고위험 사례를 누가 확인하고 언제 환자에게 알릴지 정해야 한다. 검진기관과 정밀검사기관이 다르면 영상과 판독 결과를 전달하고 후속 진료를 예약하는 책임도 명확히 해야 한다. AI 도입 계약에는 모델 버전 관리와 성능 저하 감시, 오류 재검토, 환자 통보 절차, 장애 대응시간, 제품 교체 조건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AI가 더 많은 암을 발견하는 것은 중요한 성과다. 간격암과 공격성 암의 감소, 불필요한 추가검사의 관리, 의심 환자의 신속한 진단과 치료까지 확인돼야 실제 임상 가치로 이어진다. 한국의 유방암 AI 정책도 정확도와 도입 대수뿐 아니라 검진 이후의 진료 과정과 장기 결과를 측정해야 한다.

제5회에서는 제이엘케이(JLK)의 국내외 실사용 자료를 바탕으로 뇌졸중 AI가 영상 분석 결과를 의료진 알림과 병원 간 전원, 혈전제거술, 환자의 90일 기능 회복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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